지난 19일부터 알마티에서 제13회 아시아 여자 핸드볼 선수권대회(13 Asian woman Handball Championship)가 열리고 있습니다.
참가국은 총 8개국으로 A조와 B조로 나뉘어 예선전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일본, 우즈베키스탄, 태국과 함께 B조에 편성되었습니다.
대회가 진행 중이라는 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아는 분이 알려주셔서 22일 예선 3차전을 보고 왔습니다.
참, 우리나라 선수들이 한국에서 카자흐스탄으로 올 때 알마티에 안개가 며칠간 가득해서 직항을 이용하지 못하고 다른 나라를 경유해서 33시간 만에 들어왔습니다.
아시아 女핸드볼, 카자흐 알마티까지 무려 33시간
히말라야는 신이 허락해야 오를 수 있다고 했던가. 아시아선수권에 나선 여자핸드볼 대표팀의 카자흐스탄 알마티 입성기는 이 못지않게 어려웠다. 공항에서만 꼬박 3일을 보냈다. 비행기만 3번을 갈아탔다. 15시간 넘게 비행기에 앉아 있었고, 10시간 넘게 공항에서 기다렸다. 먹고 앉고, 먹고 자고, 먹고 기다렸다. 보통 땐 6시간이면 충분하다.
첫날부터 조짐이 심상치 않았다. 지난 17일 오후 인천공항에 모였지만 항공사 측이 결항될지 모른다고 했다. 현지에 안개가 심하게 끼었다는 설명. 연착될 수도 있다는 말에 차 한잔하면서 느긋하게 기다렸다. 항공사의 우유부단함(?) 때문에 인천공항에서 4시간을 기다린 선수단은 태릉선수촌으로 돌아갔다. 오후 8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야간운동도 했다. 그래도 이때까지는 괜찮았다. 다음날 전세기를 운항할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이건 ‘지옥의 레이스’ 예고편이었다.
18일 오전 8시 30분, 또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직항이 없어 경유지 델리(인도)까지 9시간을 날았다. 이곳에서는 ‘난민’처럼 시간을 보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불쌍하게 혹은 불안하게 쳐다봤다. 그래도 분위기는 괜찮았다. ‘우생순’은 공항 카펫에 널브러진(?) 자세로 있으면서도 경기 때 써먹을 패턴을 토론하고 확인했다. 5시간을 그렇게 보낸 끝에 에어 아스타나를 탔다. 또 5시간의 비행. 한국시간으로 새벽 3시가 지난 시간, 선수들은 꾸벅꾸벅 졸면서 힘든 비행을 견뎠다.
드디어 도착! 감격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알마티가 아니었다.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였다. 알마티에 안개가 워낙 짙어 다른 공항에 내린 것. “이번에야말로”를 외치던 선수단의 표정은 사색이 됐다. 모두 짜증이 가득했다. 당연했다. 준비해온 전기밥솥에 물을 끓여 컵라면으로 기력을 회복했다. 아스타나에서도 4시간 30분을 기다려야 했다. 이후 90분을 더 날아간 끝에 알마티 땅을 밟았다.
태릉선수촌을 떠난 지 무려 33시간 만에 목적지에 도착한 것. 호텔까지 1시간 버스를 탔지만 호되게 단련된 선수단에는 ‘껌’이었다. 신임사령탑 강재원 감독은 “얼마나 잘하려고 처음부터 액땜을 이렇게 호되게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웃었다.
출처 : 한인일보
우리나라는 B조로 편성되어 20일 태국을 38:11로 이기고, 21일 우즈베키스탄을 60:16으로 이겼습니다.
22일은 일본과의 경기였습니다.
<발루안 숄락 경기장 - 동계 아시안게임을 위해 신축된 경기장>
이곳이 바로 핸드볼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곳입니다.
이번에 새로 완공한 시설로 5,000명 정도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
내년 1월 30일부터 열리는 동계 아시안게임의 쇼트트랙 종목이 이 곳에서 경쟁을 벌이게 됩니다.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니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었습니다.
한인회에서는 한인들에게 응원용 막대풍선을 나눠주고 유학생회에서 북 등을 가져와 응원했습니다.
드디어 경기 시작!
서로 득점을 주고 받으며 전반전은 10:10 동점으로 끝났습니다.
이어진 후반전도 접전.
종료 10여 초를 남겨 놓은 상황 1점 차로 승리를 향해 가는 듯 보였으나 아쉬운 동점골로 결국 22:22 동점으로 끝났습니다.
다음 경기는 북한과 카자흐스탄의 경기였습니다.
많은 교민분들이 한국 경기가 끝나고 돌아가셨지만 그래도 20여 분이 남아서 북한 경기를 관람하셨습니다.
경기 전 많은 분들이 북한 선수들에게 "잘 하세요~!!"라는 격려를 하셨습니다.
북한 선수들은 대답은 하지 않았지만 교민쪽을 바라보고 웃음으로 화답해 주었습니다.
저도 남아서 보려 했지만 카자흐스탄 국민의 일방적 응원(북한 공격시 심하게 나오는 야유)과 초반 밀리는 모습이 합쳐져 서글픈 느낌이 들어 먼저 일어났습니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일본과 경기 시 일본 선수들에 대한 야유를 보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일본 선수들이 넘어지면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이런게 성장한 시민의식일까요? 아직 이곳에서 경기 관람 시 '내 나라!'만 있습니다.
우리나라 경기 중 출전하지 않는 북한 선수들은 관중석에서 구경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앉아 있는 곳 근처에 앉아 있었고, 사진 찍는다고 경기장을 돌아다닐 때 바로 옆을 지나가기도 했지만 말을 걸지는 못했습니다.
참, 이번 경기에 참가한 3개국의 감독이 모두 한국인 감독입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핸드볼이 세계적 수준 이라는 것이겠죠?
카자흐스탄 감독 한국인
일본 감독 한국인
대한민국 감독 한국인
북한 감독 .......
경기장을 돌아다니며 선수들 휴게실 복도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북한 선수들 휴게실 문이 열리고 코치진들이 나왔습니다. 마침 정면에서 카자흐스탄 감독 이 걸어오고 계셨습니다.
카자흐 감독이 북한 코치진들에게 웃으며
"안녕하십니까? 형제입니다. 잘 하십시오!"
라고 말하고 지나가셨습니다.
이에 북한 코치진들은 웃음을 보였습니다.
오늘 포스팅은 여기까지 입니다.
2010/12/24 - [여행/해외생활_카자흐] - 아시아 여자 핸드볼 선수권대회 준결승
2010/12/26 - [여행/해외생활_카자흐] - 13회 아시아 여자 핸드볼 선수권대회 결승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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